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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몸이 아플 수가 있다. 곧바로 병원에 가기 힘든 상황이라면 집에 준비해 놓는 상비약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진다. 그중 가장 쉽게 구할 수 있고 많이 사용하는 약인 진통제에 대해 올바로 알고 제대로 복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가정마다 상비약으로 한두 종류는 구비해 놓은 가장 흔하게 쓰일 수 있는 약이 바로 진통제다. 일반의약품 중 진통제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 종류가 있는 데 진통 효과와 함께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각기 다르다. 하나는 해열 작용이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나머지 하나는 해열작용뿐 아니라 염증도 가라앉힐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하 NSAIDs)’다.
“열나는데 왜 진통제를 주나요?”라고 하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는데, 해열제와 진통제는 각각 따로인 게 아니라 한 가지 약이 두 가지 효과를 다 내는 사실은 같은 약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성분으로 하는 약은 국내에서만 100여 종 이상으로 아주 많기 때문에 약 이름만 보고는 성분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성분으로 하는 약 중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에는 타이레놀, 타세놀 등이 있다.
그래서 “상비약으로 타이레놀 1통 있는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니 다른 것도 사놓아야지, 타세놀을 사놓을까?”라고 하면 집에 타이레놀 2통을 사놓는 것과 같다. 약 이름이 달라도 같은 성분의 약이 많기 때문에 약 이름보다는 성분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은 종합감기약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약에 포함되어 있어서, ‘진통제와 감기약은 다른 약’이라고 생각하여 동시에 복용하게 되면 알맞은 하루 복용량보다 더 많이 먹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 아세트아미노펜은 먹는 약뿐 아니라 좌약도 있기 때문에, 다른 약이라고 생각하고 시럽과 알약을 먹고 좌약까지 썼는데 알고 보니 그 약들이 모두 같은 약인 경우도 있다.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아닌 것’으로 준비
일반의약품 진통제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성분으로 한 약의 성분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고 쓰여 있으며, 그 외의 성분은 모두 NSAIDs이다.
NSAIDs에는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이 있는데 모두 외우기는 어려우니 진통제 성분을 볼 때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아닌 NSAIDs’ 두 가지로 구분하고 각 성분에 해당하는 약 한 가지씩만 준비해 놓으면 된다.
여러 성분이 포함된 복합제는 복용 시 신경 쓸 것이 많아지니, 가정상비약으로는 단일 성분으로만 된 약을 준비해놓는 게 사용하기 좋다.
예를 들어 집에 있는 여러 진통제 중 약의 성분이 A 약은 아세트아미노펜, B약의 성분은 덱시부프로펜, C 약의 성분은 나프록센이라면, 진통제는 무조건 아세트아미노펜(A)과 NSAIDs(B약과 C 약) 두 가지로 분류하고, ‘만약 B약과 C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똑같은 진통제를 먹은 것이니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과 NSAIDs 두 가지 약 모두, 통증과 발열 및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산을 감소시켜서 통증을 없애고 열을 낮춰준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그 작용점이 뇌와 척수인 반면, NSAIDs는 뇌와 척수 외의 다른 부분에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과 달리 항염증 작용도 가지고 있다.
NSAIDs가 작용하는 ‘그 외 부분’ 중에 위가 포함되는데, 위에서는 NSAIDs 때문에 위장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산이 감소되어 NSAIDs를 먹으면 속 쓰림 등의 위장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위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 평소 위장이 약하다면 NSAIDs는 반드시 음식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에는 간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하루 정해진 용량을 초과하거나 지병으로 간에 질환이 있거나 혹은 알코올 중독 병력이 있는 분들에게 해 당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갓난아기도 생후 4개월부터 아세트아미노펜은 투여가 가능하다.
목적에 따른 적절한 복용과 아플 때 참지 말고 약 먹기
해열이 목적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을 먼저 복용하고 목이 잠기는 등 염증 증상이 있다면 NSAIDs를 먼저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 측면에서 유리하다. 약을 복용한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른 계열의 약을 교차로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약효가 나타나려면 약물 흡수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계열 약을 복용하기 전 최소한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끼리는 4시간 이상의 복용 간격, NSAIDs끼리는 6시간 이상의 복용 간격을 두어야 한다. 나이와 체중에 따른 1회 복용량을 정확히 지킨다는 전제하에 아세트아미노펜은 하루 최대 6번까지, NSAIDs는 하루 4번까지 복용이 가능하다. 나이나 체중에 따른 적절한 1회 복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한다.
약 먹으면 안 좋다고 아프면서도 약을 먹지 않고 참는 사람들이 있는데, 통증을 느끼는 상태로 많은 시간이 지나면 신경이 손상되어 나중에는 통증의 원인이 사라져도 손상된 신경 때문에 계속해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만성통증이 생길 수 있고 치료 또한 힘드니, 아프면 참지 말고 약을 복용하자. 진통제는 내성이 잘 생기지 않는 특징이 있다.
반면에, 어린아이가 열이 나면 보호자들이 알맞은 1회 복용량이나 복용 횟수보다 더 많은 약을 많이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약으로 낮출 수 있는 체온은 최대 1.5℃ 정도이다. 열이나 통증은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다른 원인에 의한 부차적인 증상 이기 때문에, 상비약을 복용했는데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똑똑한 약 보관법
대부분의 상비약은 실온 인 25℃ 이하와 습도 60% 미만인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알맞은 환경에 보관하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지거나 맛이나 색이 변하는 등 약의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냉장고는 습기가 많으므로 특별히 냉장 보관하라는 설명이 없으면 냉장고에 약을 넣지 말고 상온에 보관하여, 여름철에는 자동차 안 등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곳에 약을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약에 표기된 유통기한은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에서 약효가 보장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포장을 뜯은 후에는 표기된 유통기한보다는 그 사용기한이 짧아진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알약은 낱알이 PTP 포장에 각각 개별 포장되어 있어서 보관하기가 편리하지만, 시럽은 병을 개봉 후 다른 병에 덜고 나면 유효기간이 한 달밖에 안되기 때문에 포장은 복용 전까지 뜯지 말고, 개봉 후 유효기간이 지나 약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소량으로 포장된 것을 사놓는 것이 좋다.
만약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버려야 한다면 일반 쓰레기에 버리지 말고, 근처 약국이나 병원 등에 가져가서 폐기해달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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